놀랍도록 특이한 ‘칠레인’의 몇몇 생활모습들

칠레인들은 자존심이 정말 대단히 강하다.


아주 사소한 것들에서 의외로 발끈하거나 아주 끈덕지게 달라붙어 이야기를 하고
계속 같은 주제를 반복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건 해당 칠레인의 자존심을 건드렸거나
감정적인 부분을 이야기 했을 때다. 이건 어디나 다 똑같은거 아니야? 라고 생각
할 수 도 있지만 칠레인들은 굉장히 사소한 것에서도 자존심이 강하다. 심지어
나는 식사자리에서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가 산티아고보다 훨씬 아름답고
고풍스럽더라 라고 재미삼아 여행후기를 나누었는데 아니다 산티아고가 좋다는 이야기를
시작으로 한동안 열을 내서 말을 하는 바람에 밥도 제대로 못 먹었던 기억이 있다.
그냥 그런가 보다 하면 될 일인데 아르헨티나랑 비교하는걸 죽어도 싫어하는 사람들이
은근히 많다.

남자로 태어나서 여자와 자식은 많은게 좋다?


물론 이 부분은 능력이 어느정도 되는 칠레남자에 국한되긴 하지만 결혼을 하지 않은
사이에서 아이만 이 여자와 한명, 저 여자와 한명 이렇게 나아서 결혼도 안한주제에
무려 자식이 2명이나 있는 칠레인을 보면 특이하네 ? 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여기서는
그런 일이 너무도 빈번하고 자주 있다. 심지어 결혼을 한 상태에서 바람을 피워 아이를
가진 경우도 있다. 그런경우 법적으로 고소고발을 하고 하는 상황은 안가는데 대신
양육비를 여자에게 주어야 한다. 그 양육비도 우리는 아이 한명당 100만원은 주어야
하지 않나 싶지만 여기는 정말 싸게 준다. 한국돈 20-30만원 정도 ? 그것도 법이
아니라 당사자들이 만나서 합의해서 금액을 결정한다. 가까운 사람 중 결혼은 안했는데
직장에서 만난 여성과 관계를 맺고 아이가 태어났는데 함께 동거를 좀 하다가 헤어졌는데
그 동거기간 중 만난 그 사람들에게는 놀랍게도 아이가 3이나 있었다 아이의 아빠가 모두
다르다는걸 알고는 정말 문화충격에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런데 그런일이 방송이나 소설에서나
볼법한 상황이 아니라 친구의 친구 이렇게 몇다리만 건너도 비일비재하게 일어났고 지금도
있는 일이다. 내가 아니 너네 부모들이 뭐라 안해? 라고 하자 우리 아빠도 20살 때
일하다가 만난 여자랑 아이가 있어서 지금 그 아이가 나보다 형인데? 라고 태연하게
말을 하는걸 보고 칠레인들의 이 미치도록 복잡한 생산활동에 존경심이 들 지경이 되었다.

근데 지금 이 세대들은 그나마 양반인게 아버지 그 할아버지 세대로 가면 결혼은 커녕
그냥 첩으로 둔 여자들을 2-3은 기본으로 두고 거기서 태어난 자식들까지 합치면 수십명이
거뜬히 되는 가족들이 꽤 많다는 점이다. 더 놀라운건 그 배다른 자식들이 우애가 빼어난
경우도 있다. 물론 돈때문에 재산 때문에 다툼이 벌어지는건 매 한가지고.

복잡하고 복잡한 결혼 그리고 더 짜증나는 이혼절차


칠레는 결혼율도 낮지만 이혼율도 극도로 낮다. 이유는 카톨릭 국가라는 종교적인 부분과
바로 법적인 문제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결혼을 안하고 그냥 동거만 하는 문화가 너무도
일상적이고 결혼을 안하고도 아이를 나아서 키우는것에 거부감이 없고 아무도 이런걸로
입방아에 올리지 않는 사회다. 결혼은 정말 짜증날 정도로 복잡한데 결혼을 하기 전에
구청에 신고를 해야 하고, (혼인신고가 아님) 언제 결혼을 하겠다고 알리는것인데 이유는
실제 결혼식날 구청직원이 와서 직접 두 눈으로 확인하기 때문. 그리고 이 결혼을 증명할
증인도 내세워야 한다. 물론 결혼식 웨딩을 꼭 해야 하는건 아니고 교회나 성당에 가서
주례를 앞에두고 증인들이 입회한 가운데 성혼서약을 하면 구청 시청 직원이 인정한다.
그리고 결혼식을 하게 되면 1박 2일로 피로연을 해야 하는데 먹고 마시고 춤추고 노래부르고
정말 밤새도록 파티를 벌여야 한다. 당연히 신랑신부가 준비하는 것이고 이걸 준비하기 위해서는 당연
히 엄청난 돈이 들어가는데 우리나라와 비슷한 수준으로 결혼식 비용이 들어가게 된다.
다만 아무나 다 초대하는 우리와 달리 정말 친한 친구와 동료 가족들만 모시는게 당연하다.
드레스를 입고 잘 차려입고 가야하는 것도 당연하다. 결혼 시 재산문제를 개인별로 할지
공유로 할지 일부는 공유 일부는 개별적으로 등등 정하기도 해야 하는데 이런 복잡한 결혼
후 이혼을 하려면 뚝딱 이루어지는게 아니다. 상담은 물론이고 숙려기간도 있고
꽤나 복잡하고 성가시다보니 아예 결혼을 거부하고 사랑한다면 동거를 하는게 자연스러운
칠레의 문화다.

친구에는 나이가 없다?


물론 할아버지랑 젊은이가 친구가 되어 어울리고 하는거야 어렵지만 실제로 나이차이가
10살 안팎이면 그냥 서스럼없이 친구가 되기 쉽다. 또 성별도 구분하지 않는다.
취미가 맞거나 나와 관심사 대화가 잘 통하면 친구가 될 수 있다. 정말 말 그대로
친구가 되는건데 칠레에서 내가 정의하는 친구는 일주일에 한두번은 만나서 그냥 온세먹으면서
술마시고 차먹고 게임하고 영화보고 음악듣고 그러고 노는 캐주얼한 사이다. 우리는 바쁘다는
핑계로 한달에 한번은 커녕 1년에 한두번 보기도 어려운 친구사이도 당연하게 여기지만
칠레에서 그정도면 친구가 아니다. 이들은 어떤 일이 있어도 친구들과 일과를 마치고
같이 대화하고 어울리는걸 밥먹듯이 당연하게 여기기 때문에 친구가 되면 정말 친한
유대감을 느낄 수 있고 그렇지 않다면 조금 소외감을 느끼기 쉽다. 물론 칠레인들도
좋은 친구 나쁜친구 구분이 있을테지만 어지간히 삐뚫어진 성격이 아니라면 칠레인들과
친구가 되는게 결코 어렵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