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귀울음)은 외부에서 소리 자극이 없이 환자 자신의 귓속이나 머리 속에서 들리는 소리 (귀뚜라미소리, 매미소리, 시냇물 흐르는 소리, 김새는 소리, 높은 기계음 등)를 느끼는 것으로 일시적인 이명은 정상인의 90% 정도가 경험하는 흔한 증상이다. 이명은 양쪽 귀에서 들리기도 하며, 한쪽에서만 들리는 경우도 있다. 주로 조용한 환경에서 어떤 일에 집중해야 할 때, 또는 잠자리에 들기 전에 잘 들린다. 간헐적으로 들리기도 하고 혹은 항상 지속적으로 들리기도 하며, 자연히 없어지기도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명을 경험하지만 이명으로 인하여 생활에 지장을 받을 정도로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는 않다. 그러나 정상적인 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지속적이거나 자주 발생하는 이명은 정확한 원인과 치료 를 위한 진료가 필요하다. 전체인구의 약 15% 가 이명으로 인해 불편함을 느끼고 있고 약 5%는 병원을 찾을 정도의 심한 이명 증상을 호소하고, 약 1% 는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의 고통을 토로한다. 연령이 증가할수록 발병률이 증가하고 증세가 심해지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이명이 심해져 머리가 울리는 두명증이 발생하거나 귀에서 나는 시끄러운 소리 때문에 자다가 일어나는 수면장애도 발생하게 된다. 병적인 상태의 이명이 자신만의 특이한 질환으로 생각하여 다른 사람에게 말 못하고 고민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것은 잘못된 생각이며, 이명이 명확한 신체적 이상에 의한 질환이고 결코 환상적이거나 정신적 이상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 중요하다. 따라서 결코 두려워하거나 근심할 대상도 아니다. 그러나 이명 증상을 가진 사람들 중 많은 사람이 ‘건강에 중대한 이상이 생겼다’, ‘귀머거리가 되어가고 있는 것 같다’, ‘불치의 뇌종양이 생긴 것 같다’는 등의 환상적이고 비과학적인 생각에 빠져들어 치료기회를 놓치거나 부적절한 치료를 받기도 하며, 또 심한 근심에 빠져들어 이로 인한 정신적 스트레스가 증상을 더욱 악화시키고 만성화 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명은 청각기 자체에서 발생하는 것(자각적 이명)과 청각기 주변의 구조에서 발생하는 것(타각적 이명)으로 구분된다. 대부분은 다른 사람이 들을 수 없는 자각적 이명이 많으며 전체 이명의 10% 미만에서 나타나 타각적 이명은 다른 사람이 들을 수 있다. 타각적 이명은 다시 귀 주위에 있는 작은 근육의 경련에서 비롯되는 근육성 이명과 귀 주위의 혈관의 이상 에 의해서 발생하는 혈관성 이명으로 구분한다. 근육성 이명은 중이나 이관 주위에 있는 작 은 근육이 비정상적으로 수축과 이완 즉 경련을 일으켜서 “딱딱딱”하는 무언가 부딪히는 소리가 들린다. 이런 경우 주로 근육이완제로 치료하게 된다. 혈관성 이명은 귀 가까이에 있 는 경동맥의 박동음이 들리는 경우인데, 혈관 안으로 피가 흐르는 소리가 어떤 이유에서 커 져서 환자 자신이 그 소리를 듣게 되는 것이다. |
ㆍ원인 |
이명은 원인은 2가지로 구별할 수 있는데 하나는 청각기관(중이나 달팽이관) 주변의 혈관이나 근육의 이상으로 인한 경우(타각적 이명)이고 다른 하나는 청각기관 자체의 이상에 의한 경우(자각적 이명)이다. 전자는 원인이 비교적 명확한 경우로서 달팽이관 내의 동맥 이나 모세혈관에 혈액이 몰리거나 귀 근처 또는 후면의 모세혈관이나 경동맥의 혈액순환 장애로 인한 동계, 고지혈증으로 혈관이 좁아진 경우, 끊임없는 신체 세포의 미세한 움직임, 귀 근육의 계속적인 수축, 연구개(입천장)의 교대작용, 염증으로 인한 지속적이고 공허한 울림, 턱뼈가 움직일 때의 삐걱거림, 악성빈혈, 철분 결핍성 빈혈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경정맥의 윙하는 소리 등으로 인하여 이명이 일어날 수 있다. 후자인 청각 기관 자체 이상에 의한 경우는 아직까지 명확한 발생기전이 밝혀지지 않았으나 내이, 청신경, 뇌 등의 소리를 감지하는 신경경로와 이와 연결된 신경계통에 비정상적인 과민성이 생기는 현상으로 보고 있다. 심한 중이염이나 내이염으로 인해 이명이 생길 수도 있고, 이는 이독성 약물(귀속의 청각 세포나 주위의 세포에 손상을 주는 약물)의 사용과도 연관이 될 수 있다. 귓속에 이구(귓밥, 귀에지)가 차거나 벌레가 들어가 이명을 느낄 수도 있고 얼굴뼈나 두개골 수술시 발생되는 소음이 귀로 전달되어 이명이 생길 수도 있다. 드물지만 진행성 난청을 보이는 이경화증도 이명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뇌종양이 청신경을 압박하고 있는 경우, 그리고 연령이 증가하면 노화현상이나 혈액순환 장애로 청신경이나 달팽이관이 손상을 받은 경우에 비정상적인 잡음을 느낄 수 있다 이명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약물은 고용량의 아스피린(살리실레이트 성분), 해열-진통소염제, 아미노글리코시드 계통 항생제, 우울증 치료제, 이뇨제, 말라리아 치료제, 먹는 피임약, 항암제 등이 있고 그밖에도 공업용 화학물질과 유독가스에의 노출시 발생한다. 화학 물질로는 염색, 수지, 니스, 로켓의 원료로 쓰이는 아닐린(Anilin)이 대표적이며, 유독가스로는 비소, 벤젠, 납, 수은, 인, 일산화탄소, 조명가스, 정화용 가스 등에 노출시 이명이 일어 날 수 있다. 그 밖에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경우나 고혈압이나 뇌압이 높은 경우에서도 이명이 있을 수 있고, 이명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지만 스트레스나 영양결핍, 영양 불균형 등은 이명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또한 특정질환의 증상들 중의 일부로 나타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갑상선 기능 이상, 노인성 난청, 소음성 난청, 돌발성 난청, 메니에르병, 청신경종 등 여러 가지 질환 들의 증상 중 하나일 수 있어서 이명에 의해 특정 질환이 발견될 수도 있다. 특히 이명은 뇌종양 중에서 가장 흔한 청신경종의 최초 증상일 수 있어 각별한 주의를 요한다. |
ㆍ증상 |
이명의 양상은 ‘윙’하는 소리, 매미 소리, 풀벌레 소리, 바람 소리, 기계 돌아가는 소리, 맥박소리, 휘파람 소리 등 여러 가지 소리로 표현될 수 있고 여러 가지 높낮이를 가진 음들이 섞여서 들리는 경우도 있다. 이명의 음높이나 음 크기도 각기 다를 수 있어 부드럽고 작은 소리, 부드럽고 큰 소리, 날카롭고 작은 소리, 날카롭고 큰 소리 등으로 다양하게 들릴 수 있다. 이명의 원인에 따라 소리가 다르게 들릴 수도 있는데, 귓속 주변 구조물(혈관)의 이상이나 종양에 의한 경우에는 주로 맥박 소리나 심장 뛰는 소리 또는 물이 흐르는 것 같은 소리가 들린다고 하고, 귀 자체의 이상에 의한 경우는 ‘윙’하는 소리, 매미 소리, 풀벌레 소리, 바람 소리, 기계 돌아가는 소리, 휘파람 소리 등이 들린다고 한다. 이명의 발생율은 좌우 큰 차이가 없으나 양쪽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50% 정도 된다. 간혹 이명이 있어 병원을 찾는 환자 중에 ‘귓속에서 노래 소리가 들린다’거나 ‘사람의 말소리나 음악소리가 들린다’고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에는 정신과적인 검진이 필요하다. 이명만이 있는 경우에도 타인이 외견상 보기에는 전혀 알 수 없는 지극히 개인적인 증상이다 보니 오로지 혼자 고민하고 괴로워해야 하는 특성을 띤다. 그래서 다른 어떤 질병보다도 직접적인 당사자가 느끼는 고통의 무게는 크다. 특히 이명과 함께 청력이 저하되어 난청이 동시에 있거나 이명, 난청, 현훈, 오심, 구역이 함께 나타나는 메니에르병 같은 경우도 있다. 또한 심하게 되면 불면증, 신경쇠약 등의 상태로 발전하기도 한다. 그 외에도 환자들을 진찰할 때 두통이나 항강직증(경추의 뻣뻣함) 요통과 소변장애 및 성기능의 저하, 또는 위장장애나 만성피로등을 같이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
ㆍ진단 |
이명의 크기, 지속성, 음색 및 불쾌도 등을 알아보고 자각적 이명인지 타각적 이명인지를 감별하여야 하고 이명의 성질과 그 양상을 고려하여 진단의 방침을 정하게 된다. 먼저 원인을 밝히기 위해서 의사는 외이와 중이에 이상이 없는지 알아보기 위하여 외이도와 고막의 진찰, 고실도 검사 등을 시행하며, 이구전색(귓밥이 귓구멍을 막은 경우), 고막 천공, 삼출성 중이염, 만성 중이염 등이 있는지 확인한다. 그리고 원인질환을 규명하기 위하여 이비인후과적인 진찰, 청력검사, 이명도 검사, X-선 검사, 전정기능검사, 혈액 및 소변 검사 등의 많은 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 또한 청신경종양이나 뇌종양이 의심되면 뇌간유발 반응검사나 뇌 MRI검사를 하여야 한다. 타각적 이명이 의심되면 청진기를 이용하여 이명을 확인할 수 있다. 이때 목천정 부위의 근육경련에 의해 ‘찌직’거리는 이명이 들리는 수가 있으며, 간혹 뇌종양이 있어도 나타날 수 있으므로 정밀진단이 필요하기도 하다. 혈관성 이명이 있는 경우 진단을 위하여 혈관조영술 이나 CT 촬영, MRI촬영 검사가 필요하다. 반면에 자각적 이명의 진단은 우선 신경학적인 검사를 시행하는데, 이상이 있는 경우 뇌경색, 뇌종양, 다발성 경화증 등에 대한 검사를 시행하고, 이상이 없으면 청력검사를 시행한다. |
ㆍ예방 및 치료 |
치료 전체적으로 이명에 대한 치료 성과는 상당히 높다. 치료될 수 없다는 부정적인 생각 때문에 정상생활을 방해하고 괴롭히는 이명을 인생의 동반자로 삼을 필요는 없는 것이다. 1) 수술적 치료 종양이나 혈관이상, 턱관절 장애 등의 특정한 병변이 밝혀진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통해 이명의 치료가 가능하다. 청신경종에 의한 이명인 경우 종양이 완전히 제거된 후에도 이명이 지속될 수 있다. 2) 비수술적 치료 특별한 병변이 없이 이명만 있는 경우 수술적 치료는 아직까지 불가능하나 치료를 위한 다양한 방법들이 시도되고 있다. 최근 새로운 치료 방법들이 소개되면서 현재 사용되고 있는 비수술적 이명 치료방법은 약물치료, 이명의 습관화, 되먹임요법, 청각통합훈련, 생체되먹이기요법, 이명 차폐기(환자의 이명과 유사한 소리를 외부에서 더 크게 들려 줌으로써 이명이 들리지 않게 하는 치료), 보청기(난청이 동반된 경우), 전기자극, 음향치료, 최면요법 등이 있다. 약물요법은 내이와 청신경의 손상에 의한 이명에 사용된다. 예민해진 청신경과 달팽이관을 진정시키기 위한 약물과 혈액순환을 촉진시키는 약물들, 그리고 내이와 청신경을 보호하는 약물, 항우울제 등을 사용할 수 있다. 최근에는 재활치료법이 좋은 효과를 보이고 있는데, 이것은 뇌의 적응 능력을 이용하는 것으로 우리의 뇌는 귀에서 들리는 모든 소리를 다 수용하지 않고 필요한 소리만 걸러내서 듣는 능력이 있는데 이 능력을 더욱 강화시키는 치료법이다. 예를 들면 평상시에 기차길 옆에 사는 사람들이 신경을 쓰지 않으면 기차기 지나가는 소리에 무관심해 질 수 있는 것과 같은 원리이다. 이 치료법은 치료기간이 6개월~2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는데 치료받은 환자의 80% 이상이 신경을 써서 이명을 듣고자 하지 않으면 평상시에는 더 이상 이명을 느끼지 못하게 될 정도로 치료효과가 훌륭하다고 한다. 예방 이명 증세를 유발시키거나 악화시킬 수 있다고 알려진 소음을 피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큰소리에 노출되기 쉬운 장소들(록 콘서트장, 극장, 나이트 클럽, 공사장, 사격장)의 잦은 출입을 삼가고 근무장소의 소음이 심하면 소음차폐용 귀마개 같은 개인 보호장구를 반드시 착용하는 등의 예방이 필요하다. 음악을 크게 켜고 헤드폰으로 듣는 습관도 이명을 발생시킬 가능성이 높다. 만일 소음을 듣고 일시적이나마 이명을 경험한 사람은 이명이나 청력장애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평소 습관적으로 복용하는 약물(아스피린, 항생제, 이뇨제 등)의 성분을 확인하여 이명 등의 부작용이 가능한지 알아보고 습관적 상용을 피해야 한다. 그리고 의사의 진찰을 받을 때는 이명 증상이 있음을 미리 알리도록 하여 이명을 악화시킬 수 있는 약물을 복용하지 않도록 한다. 음식은 과식이나 편식을 하지 말고 골고루 먹도록 하여 음식 속에 있는 이명 유발성분의 과량섭취를 방지하고 흡연이나 과음은 혈관의 정상적인 흐름을 방해할 수 있어 이명의 예방을 위해 절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망간과 비타민 B, 콜린(아세틸콜린의 전구 물질)의 결핍은 이명을 일으키므로 이로 인한 이명에는 망간, 콜린, 비타민 B가 풍부한 식품을 섭취, 보급해 줌으로써 치료가 가능하다. 고지혈증이나 고혈압 등도 이명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규칙적인 운동으로 정상적인 신체리듬을 유지하고 과로하지 않도록 한다. 과중한 업무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많거나 신경이 예민한 사람은 가급적 편안한 마음과 긍정적 사고방식을 가지고 여유있게 생활하는 것이 좋다. |